PER, PBR, ROE 뜻 | 주식 용어 쉽게 이해하기
주식 공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 바로 용어예요.
증권사 앱을 깔고 종목을 검색하면 PER이 어쩌고, PBR이 저쩌고, ROE가 몇 퍼센트라는 숫자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솔직히 처음 보면 외계어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PER 15배? 그게 비싼 건가 싼 건가?" 하면서 한참을 헤맸거든요.
그런데 막상 알고 보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식 초보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용어들을 일상적인 비유로 풀어서 설명해볼게요. 수학 공식 외울 필요 없고, 개념만 잡으면 됩니다.

PER (주가수익비율) — "이 주식, 몇 년이면 본전 뽑을까?"
PER은 Price Earnings Ratio의 약자인데, 한국어로는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해요.
"지금 이 가격으로 주식을 샀을 때, 회사가 버는 돈으로 몇 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회사의 주가가 10만 원이고, 이 회사가 주당 1만 원의 이익을 낸다면 PER은 10입니다. 10만 원 ÷ 1만 원 = 10. 즉, 이 회사가 매년 같은 수익을 낸다고 가정하면 10년이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치킨집에 비유하면 더 쉽습니다. 치킨집을 1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 가게가 연간 순이익 2천만 원을 낸다면? 5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하니까 PER 5배인 셈이죠. 만약 연간 순이익이 500만 원밖에 안 된다면 PER은 20배가 됩니다. 20년을 기다려야 본전이라는 뜻이니, 비싸게 산 거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면 PER이 낮을수록 무조건 좋은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PER이 낮다는 건 "현재 수익 대비 주가가 저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이 회사의 미래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반대로 PER이 높은 회사는 현재 수익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성장주의 PER이 수십 배, 심지어 백 배를 넘기도 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에요. "지금은 벌어들이는 돈 대비 주가가 비싸지만,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벌 거라고 기대하니까 이 가격에도 사겠다"는 거죠.
PER을 볼 때 기억할 점은 같은 업종끼리 비교해야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IT 기업의 PER과 은행의 PER은 기본적인 수준 자체가 다르거든요. 은행은 PER 5~10배가 보통이고, IT 기업은 20~40배도 흔합니다. 업종이 다른 회사끼리 PER을 비교하면 엉뚱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PBR (주가순자산비율) — "회사 재산에 비해서 주가가 적당한가?"
PBR은 Price Book-value Ratio의 약자입니다. PER이 "수익" 기준이었다면, PBR은 "자산" 기준으로 주가를 평가하는 지표예요.
쉽게 말하면 **"이 회사가 가진 순자산(자산에서 빚을 뺀 금액)에 비해 주가가 비싼지 싼지"**를 보는 겁니다.
PBR이 1이라면 주가와 순자산 가치가 딱 같다는 뜻이에요. 회사를 지금 당장 청산해서 가진 재산을 다 나눠주면, 주주들이 투자한 돈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죠.
PBR이 1보다 낮다면? 주가가 회사의 순자산보다 낮다는 뜻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회사를 통째로 사서 당장 문 닫고 자산을 팔아도 이득"이라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PBR이 낮은 종목을 "저평가 주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시 치킨집으로 비유해볼게요. 치킨집 건물, 설비, 재고 등 자산이 1억 원어치인데, 이 가게를 8천만 원에 넘긴다고 하면 PBR은 0.8입니다. 자산 가치보다 싸게 파는 거니까 겉으로 보기엔 좋은 거래 같죠.
하지만 PBR이 낮다고 무조건 "싸다! 지금 사야 해!"라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PBR이 낮은 데는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수익성이 나빠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거나, 가지고 있는 자산의 실질 가치가 장부상 가치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건물은 1억 원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팔면 6천만 원밖에 못 받는 식이죠.
PBR은 제조업이나 금융업처럼 유형 자산이 많은 기업을 평가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반면 IT나 플랫폼 기업은 자산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력이나 브랜드 가치에 있기 때문에, PBR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 "이 회사가 주주의 돈을 얼마나 잘 굴리고 있나?"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식 용어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예요.
ROE가 뭐냐면, 회사가 주주들이 맡긴 돈(자기자본)으로 1년 동안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겁니다.
예를 들어, 내가 친구에게 1,000만 원을 투자해서 같이 사업을 했는데, 1년 뒤 200만 원의 순이익이 났다면 ROE는 20%입니다. 내가 맡긴 돈의 20%를 벌어들인 셈이죠.
이걸 은행 이자와 비교하면 감이 옵니다. 은행에 1,000만 원을 맡기면 이자율이 3~4% 정도잖아요. 그런데 어떤 회사의 ROE가 15%라면, 그 회사는 주주의 돈을 은행보다 4~5배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ROE가 10% 이상이면 괜찮은 수준이고, 15% 이상이면 꽤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워런 버핏이 "ROE가 지속적으로 15% 이상인 기업을 찾아라"라고 말한 건 유명한 이야기예요.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RO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빚을 많이 져서 자기자본이 줄어들면 ROE 숫자는 올라가거든요. 분모가 작아지니까 당연히 비율은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ROE를 볼 때는 반드시 부채비율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빚 없이 높은 ROE를 유지하는 회사가 진짜 실력 있는 기업이에요.
EPS (주당순이익) — "주식 1주가 벌어들이는 돈"
EPS는 Earnings Per Share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주식 1주당 순이익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숫자예요.
계산은 간단합니다. 회사의 순이익을 발행된 주식 수로 나누면 됩니다.
회사가 1년에 100억 원을 벌었고 주식이 1,000만 주 발행되어 있다면, EPS는 1,000원입니다. 내가 이 회사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다면, 그 1주가 1년에 1,000원을 벌어다주는 셈이에요.
EPS는 단독으로 보기보다는 전년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는 게 핵심입니다. 작년 EPS가 800원이었는데 올해 1,200원이 되었다면, 이 회사의 수익 능력이 50% 성장한 거죠. 이런 기업의 주가는 보통 올라갑니다.
앞에서 배운 PER도 사실 EPS와 연결되어 있어요. PER = 주가 ÷ EPS니까, EPS가 높아지면(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면) PER은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이전보다 돈을 더 잘 벌게 되었으니 현재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는 뜻이 되는 거죠.
배당률과 배당수익률 —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용돈을 준다고?"
주식 투자의 수익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가가 올라서 생기는 시세차익이고, 다른 하나는 배당금이에요.
배당이란 회사가 번 돈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겁니다. 은행 이자처럼 주식을 갖고 있기만 하면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어요.
배당률은 회사가 이익 중 몇 퍼센트를 배당으로 지급하는지를 나타냅니다. 100억 원을 벌어서 30억 원을 배당하면 배당률은 30%예요. 이건 회사의 배당 정책을 파악할 때 쓰는 지표입니다.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건 배당수익률이에요. 이건 내가 투자한 금액 대비 배당금이 몇 퍼센트인지를 보여줍니다. 주가가 5만 원인 주식이 연간 배당금 2,000원을 준다면, 배당수익률은 4%입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을 수도 있죠.
배당주 투자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 배당수익률을 꼼꼼히 따집니다.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 이른바 "배당 성장주"를 찾아서 장기 보유하면 시간이 갈수록 받는 배당금이 늘어나니까요.
시가총액 — "이 회사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시가총액은 말 그대로 시장에서 평가하는 이 회사의 총 가치입니다. 계산은 단순해요.
시가총액 = 현재 주가 × 발행 주식 수
주가가 10만 원이고 발행 주식이 1억 주라면, 시가총액은 10조 원입니다. "이 회사를 통째로 사려면 10조 원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시가총액으로 기업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이고, 미국에서는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죠.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은 구분이 있는데, 시가총액이 큰 기업을 대형주(Large Cap), 중간 규모를 중형주(Mid Cap), 작은 기업을 **소형주(Small Cap)**라고 합니다.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급등하기 어렵고, 소형주는 변동성이 크지만 크게 오를 가능성도 있어요. 처음 투자를 시작한다면 대형주 위주로 경험을 쌓는 게 마음 편합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 "이 종목에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가?"
종목 정보를 보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살짝 다릅니다.
거래량은 하루 동안 그 주식이 몇 주나 거래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 삼성전자가 500만 주 거래되었다면, 500만 주가 사고팔렸다는 뜻이에요.
거래대금은 거래된 금액의 총합입니다. 주가 7만 원짜리 주식이 100만 주 거래되었다면, 거래대금은 700억 원이 됩니다.
거래량이 왜 중요하냐면, 유동성과 직결되기 때문이에요.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사고 싶을 때 쉽게 사고, 팔고 싶을 때 쉽게 팔 수 있습니다. 반면 거래량이 너무 적은 종목은 내가 팔고 싶어도 사줄 사람이 없어서 원하는 가격에 못 파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또 하나, 평소에 거래량이 적던 종목의 거래량이 갑자기 급증하면 뭔가 이슈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호재든 악재든 시장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뜻이니까, 왜 거래량이 늘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이 지표들, 실전에서는 어떻게 쓸까?
용어를 하나씩 배우긴 했는데, "그래서 이걸 어떻게 활용하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지표 하나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면 안 됩니다. 중요한 건 여러 지표를 조합해서 보는 눈을 기르는 거예요.
간단한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이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있는가? → EPS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주주의 돈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가? → ROE가 꾸준히 10% 이상인지, 그리고 빚을 과도하게 쓰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현재 주가가 적정한가? →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과 PER을 비교해봅니다. 혼자만 지나치게 높거나 낮다면 이유를 찾아봐야 해요.
자산 대비 주가는 어떤가? → PBR을 통해 회사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확인합니다. 특히 제조업이나 금융주를 볼 때 유용합니다.
이 정도만 습관적으로 체크해도 "감"에 의존하는 투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주식 용어는 처음에 낯설지만,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증권사 앱의 숫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재미있어지는 시점이에요.
오늘 다룬 PER, PBR, ROE, EPS, 배당수익률, 시가총액, 거래량은 주식 투자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용어들입니다. 이걸 외울 필요는 없고, 실제로 관심 있는 종목을 찾아보면서 "이 회사의 PER은 얼마지? ROE는?" 하고 직접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거예요.
투자는 결국 공부하는 만큼 보이는 세계입니다. 오늘 이 글이 그 첫 번째 발걸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지표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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